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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Diary

2019년 회고 - 나도 한번 써보는 한 해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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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번 써보는 한 해(에 여태까지 못 적어 놓은 인생 한방에) 보내기…!

# Intro ?!

작년까진 회고라는 건 해본 적이 없다 (애초에 작년까지만 해도 글 자체가 뭔가 큰 파급력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 글 자체를 다루기에 앞서, 어떻게 보면 "회고를 쓰고 싶다. 나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 자체가 멋진 글들을 읽으면서였던 것 같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좋은 글들, 개발자님들은 페이지가 모자랄 정도로 정말 많지만, "이번 연도 회고는 반드시 써본다"하는 다짐이 들게 만들었던 글들은 이동욱 님의 2019년 상반기 회고 글이나, 한정수 님의 체대 출신 개발자의 2018년 회고 였던 것 같다. 뭔가 많고 많은 글들 사이에서 특별한 맛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글 자체의 멋이 팬심 같은걸 만든달까... 이런 글을 쓰신 분들엔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보다 먼저 "저분들의 마인드 자체를 배워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빠르고 바른길을 찾는 나는, 다 읽어서 다 익히고 싶다

# 2019. 우물 밖으로 나오다.

돈 내던 '나'의 아침과, 돈 받는 '나'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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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대단한 발상인데, 대학을 다닐 때는 돈을 내고 다니기 때문에 좀 하고 싶은 대로 하자고 생각했다. 긴장 같은 거, 양심 같은 건 계획에 없었다. 교양은 최소만 맞추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만 했다. 아침잠이 많은 나는 아는 주제라고 생각하면 수업을 나가지 않거나(지금 생각해보면 건방지게;;), 늘 새벽 2~3시쯤 가장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던 나는, 밤샘에 피곤하면 자주 교수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모자란 잠을 채우기도 했다(왜 그랬지...).

2018년에 가을에 대학원을 졸업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을 모른다"고, 처음 취업 준비를 할 땐 "이 넓은 땅에 내가 발 디딜 틈은 있겠지"가 전략이었다(...?!). 막상 준비하며 생각해보니, 전문연이라는 카드와 코스모스 졸업이라는 카드 두 장을 이미 들고 있던 나는 리스크가 4배는 됐던 거였다. (남들보다 4배는 더 준비했어야 했다) 따라서, 가져올 수 있는 카드(회사)도 얼마 없고, 초라해 보이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회사를 찾는데 꽤 걱정했지만, 운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2018년 10월에 바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취업했다.

회사에 취직하곤 돈을 받고 다니는 입장은, 관심 없는 주제나 언어를 공부해서 배워야 할 때가 있었고, 재밌는 주제나 잘하는 언어들을 쓰면 안 될 때가 있다. 전날 회식에 깨질 것 같은 머리에도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야 했다. 이 두 환경의 차이에 적응하는데 꽤 고생했던 것 같다.

없는 건 다, 있는 건 더 가지고 싶은 욕심쟁이

작년까지는 "코딩" 자체는 즐거웠지만, 성장에 대한 욕심은 크게 가진 적 없었다. 학교에 있을 때는 "교수님"과 "선배님", "수업"과 "책"이라는 오브젝트에서 필요한 건 대부분 배울 수 있었고, "궁금한 무엇" 보단 "누군가 알려주는 것"을 공부했기 때문에 검색 자체도 부분적이거나, 모르는 지식 위주로 해결했다. 심지어 이때의 "만드는 것" 즉, 보고 따라치는 것 수준의 학습 습득력이 남들보다 빨라서 "난 개발을 잘한다"고 착각했다.

대학원 때 조차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단, "새롭고 짜릿한 것, 처음 들어보는 기술"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동향은 전혀 모른 채 커뮤니티나 소통보단 기술 다큐먼트나 논문들 자체에, 혹은 내 졸업 주제와 관련된 것들에만 관심이 있었다.

지금 가진 "지식에 대한 갈망"이나 "성장의 욕심"의 계기 자체는 잘 기억 안 나지만, 시야가 달라지기 시작한 건 왠지 취직하면서 사회라는 무서운 곳에 발가락 한 개쯤을 걸쳤을 때부터 같다. 애초에 첫 직장에서의 첫 미션 자체가 "내가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언어"를 가지고 "처음 보는 것"을 만드는 것이었고, "다 나보다 잘하는 것 같은 상황"에서 + "시간적 여유가 존재하지 않는 환경"에서. 난 뭐부터 배워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빨리 배우는지,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 어떻게 배우고 있는지, 동향은 무엇인지 계속 관심이 생겼다.

우물 밖의, "처음 보는 것"과 "모르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한없이 작은 "나"였기에, 이때쯤부터 "여기도 내가 다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 "나"라는 브랜드

명품은 "퀄리티"의 "꾸준함"으로 "스토리"를 만드는 것

자동차를 취미 이상으로. 꽤 많이 좋아하는 편이라 늘 "좋은 차"에 대한 환상과 니즈가 있었다. 자동차 관련 리뷰 영상을 보며 들었던 말 중에 놀라웠던 것은

스토리도 별로 없는 차를 이 가격에 사야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라는 멘트였는데, 이런 뉘앙스의 비슷한 말들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난 오히려 나는 "브랜딩"에 대한 구체적인 구조가 보였던 것 같다. 왠지 "'퀄리티' 있는 것을 자신들만의 스토리로 '명맥'을 유지하는 것" 나에 대한 가치. 즉, 나 자신의 브랜딩에도 적용해서 퀄리티 있게, 나 자신의 스토리로, 끊임없이 꾸준하게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것이 나 스스로가 명품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일일 커밋

개발자의 삶으로 대략 1년 남짓... 그사이 바라보는 시야도 달라졌고, 보이는 시야각도 커졌지만, 중간에 "이건 꼭 해야겠다." 싶었던 게 딱 2가지 있었다.

  1. TIL (Today I Learned)
  2. Daily Commit

일일 커밋은 진유림 님의 일일커밋(Daily Commit) – 1년 회고 글(너무 유명해서 여기저기에서 많이 봤다)과 이동욱 님의 일일커밋의 효용성 글. 이렇게 두 글이 당시에 가장 동기부여에 확실했고, 꼭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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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19년형 듬성듬성 잔디밭.

조금 획기적으로 "어차피 TIL 하는 거 일일커밋까지 한 번에 채우자"며 처음에 시작하고 나서는 TIL, 만들고 싶었던 사이드 프로젝트들(지금은 다 sleep()...)을 통해 퇴근 후 잔디심기에 꽤 열심히 했는데, 습관이 되지 않아서(라는 변명으로) 초반 잔디는 꽤 듬성듬성.. 그리고 한달만에 "와 이건 좀 아니지 않나"하는 생각으로 몇 주간 번아웃이 왔었다.(아니 겨우 그 정도로..?)

이후에는 "무작정 달리기보다 신발 끈부터 묶고 일단 풍경이라도 보면서 달리자"라는 느낌으로 1일 1커밋은 아니지만, 알고리즘 문제 풀이나.. (종종 README 업데이트나... 라이브러리 include나...) 종종 만들고 싶었던 것들을 조금씩 추가하며 나머지 잔디를 심었다. 8월 앞뒤는.. 뒤에 적겠지만 훈련소를 다녀왔다 ...! (충성충성) 이후로는 슬슬 적응이 돼서 "하는데까진 1일 1커밋 해보자"라는 심정으로 이어서 달려오고 있다.

확실한 건 나에게 뭔가를 도입할 때 "그 사람에게 맞는 방법"이 있듯, 달리더라도 똑같이 말고 도약을 더 한다던가, 뛰는 모습을 바꾼다거나 하는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노력을 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읽는 다는 것

어디까지가 실력이고,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가.

정재승 님의 열두 발자국이라는 책은 여러모로 생각의 확장 그 자체에 도움을 받았는데,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도둑의 눈으로 바라본 십자가"라는 글 일부를 짧게 설명하면,

카이스트에서 진행한 창의성 워크숍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형상을 그려보라"고 지시한 뒤, 그들의 창의성을 지켜보는 실험을 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생은 종이를 편 다음, 십자가를 크게 그리고 그 위에 예수의 형상을 얹은 뒤에, 그리스도의 심경을 잘 표현하기 위해 얼굴에 약간의 정밀묘사가 들어간다고 했다. 그 뒤에 바로 다음과 같은 사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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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십자가 위에 사람의 형상을 얹은 이른바 "평범한" 그림을 그렸고, 책에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창의성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십자가를 그리라고 하면 어떻게 그릴 것이다'라는 걸 먼저 생각한 다음에 '어? 그런데 왜 꼭 그렇게 그려야 하지? 나는 다르게 그려보자.'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겁니다. (중략) 그렇다면 창의적이려면, 다시 말해 내가 남과 다른 각도로 문제를 바라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이런 비유를 들어볼게요. 여러분 중에 교회 다니는 분들, 이번 주 일요일에 교회에 갔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목사님이 갑자기 여러분에게 저와 똑같은 질문을 하는거예요. "자, 종이에다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형상을 한번 그려보세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그리스도의 심정을 잘 나타내도록 근사하게 그려보세요." 라고 요청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여러분은 어떤 십자가를 그리시겠습니까? 정면에서 바라본 평범한 십자가를 그리시겠습니까? 당연히 아니겠죠.
(중략) 그래서 여러분은 아마도 밑에서 올려다본 십자가라든지, 옆에 같이 있었던 도둑의 관점에서 바라본 십자가, 이런 걸 그리려고 노력하지 않을까요? 그게 바로 창의적인 발상의 첫걸음입니다. 오늘처럼 여러분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그런 발상의 기회를 가지세요. 그리고 그것들을 다른 곳에 가서 흉내 내세요. 결과물이 아니라 사고방식을 흉내 내세요. 똑같이 따라 하진 마시고 꾸준히 변형하세요. 그것이 창의적인 발상의 출발입니다.

바로 위의 인용에서 나는 이른바 "지식의 확장"에 대해 생각했고, 이때 평소에 가지고 있던 "많이 접하고 볼수록, 더 많이 보인다"는 생각에 어느 정도 증거자료 같은 걸 얻은 기분이었다.

지식에 욕심이 났고, 일단 시야부터 넓히자(그릇부터 크게 만들자)고 생각이 들었다. "많이 볼수록, 더 많이 보인다"는 마인드는 이럴 때일수록 "더더더"를 계속 외쳤다. 처음엔 OKKY 커뮤니티에 무슨 글이 올라왔는지 하루에 한 번은 들어가서 좋다는 글을 읽기 위해 "추천순", "조회순" 눌러가며 남들이 읽었다는 글, 좋다는 글은 다 읽어보려 했다. 아마 어썸 데브블로그를 접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들어가서 세상엔 어떤 사람들이, 글들이 있나 관심이 생겼을 때부터 뭔가 계속 갈망하고 읽으려 했던 것 같다. (그랬더니 점점 뭔가 쓰고 싶어진다)

최근에는 내가 읽었던 것들을 까먹지 않고 정리하기 위해, 나중에 내가 쓴 커멘트를 보고 다시 한 번에 생각나기 위해, 좋은 글은 한 번 더 보기 위해 "한 주간 도움받은 피드정리"를 꾸준히 써보려고 시작했다.

취미는 책읽기고요...

종종 어디 가서 "쉬는 날 뭐 하세요?"라는 질문에 "평소에 코딩하고 싶었던 거 끄적거리거나 보통 책 읽습니다."라고 하면 "제정신이세요?"라는 답변을 많이 들은 것 같다. 혹은 "그런 식상한 취미 말고요" 라던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책을 열심히 읽었다. "최선을 다했다"라고는 말하기엔 양심에 매우 찔리지만, 그래도 책을 읽기위해 항상 손에 책을 들고 다니며 한 달에 적게는 1권 아주 가끔 한 달에 3권까지는 읽은 것 같다. 독서량이 늘어나나 보니 자연스레 책을 더 많이 사게 되고(원랜 안 읽는데도 샀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만의 규칙이 보였는데, 바로 3: 2 : 1 = 에세이 : 개발 : 자기계발이다 (에세이 책 3권 살 때, 전공 책은 2권 정도, 자기계발 서적은 1권 정도를 사는 거 같다).

기술 서적은 보통 처음부터 정독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부분만 읽어서 습득하고 실습하고 내 것으로 사용했다. 까먹을 즘 다시 읽거나 어디 정리했다. 에세이는 처음부터 꼼꼼히 정독했다. 글에 모든 감정이 섞일 순 없지만, 저자가 이 글에 본인의 생각을 얼마나 녹여냈을까 느끼기 위해, 내가 생각하는 에세이는 체험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 체험을 피부로 느끼기 위해 그렇게 읽었던 것 같다. 요즘에는 "다큐먼트 읽는 버릇"을 만들려고 억지로라도 검색창에 Docs를 검색하고 있지만, 나중에 정독해보니 에세이에 "감정"이 있듯, 개발 서적에는 그들의 "경험"이 곳곳에 녹아있더라.. 그래서 요샌 개발 서적도 연필 들고 정독한다..

어썸 데브블로그를 돌아다닐 때도 그렇지만, "에세이"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기술적인 무언가보다.. 이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면서 이 글을 썼을지"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레 길을 가는 법과 동시에 "길을 닦는 법"을 배우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에세이 관련 책은 개발과는 달리 인생을 배우는.. 사람을 되게 좋아하는 '나'를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느낌이기에 더 좋아한다.

# 피가 되고 살이 되겠지만, 이런 경험은 살면서 한번 이었으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리

아직 까마득한 주니어지만, 나도 명품 개발자가 되는 것이 목표고, 그렇게 작은 한 발 한 발이라도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의 일원으로서 바라본 지금의 나는... 뭔가 소모품에 가까운 사람이랄까. 아직 멋진 날개를 가지진 못했지만, 아직 날개를 펴는 법을 배우진 못했지만, "개발자"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이들의 약속과 규칙을 가진 곳에서, 그들의 멋지고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날갯짓하고 싶다. 2020년인데도 버전 관리가 없는 건 좀 아니야... 진작부터 안목이라도 있었다면...

평소에 "존중해라. 내가 생각하듯, 남들도 대개 생각한다."라는 마인드로 사람을 대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주관적이지만 "뇌"라는 기관을 가지고 있고, 내가 무언가를 고등 적으로 사고하듯, 남들도 무언가를 고등 적으로 사고하고 만들어냈거나 행동하는 것이다. 하지 못할 말들을 다 담지는 않겠지만..."꼬우면 군대 가라"는 류의 말은 21세기에 지식인이 지식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긴 하다..

충성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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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연으로 시작했기에, 2019년 8월에 인생에 한 번만 겪었으면 좋겠는 "훈련소"에 다녀왔다. 원래도 아토피에 피부가 여기저기 예민해서 4주 중에 2주는 스테로이드를 달고 살았다... 훈련 내내, 원래 고집이 좀 있어서 그런 건지, 원래 "어디 가서 내 양심에 꿀리는 일은 하질 말자"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지 엄청 열심히 하지도, 그렇다고 잘하지도 않았지만, 상장 하나를 받아왔다. 받을 당시엔 "열심히 한적도 + 잘 한 것도 없는데 뭔가 주시니까 부끄럽다"고 생각했는데, 몇 달 지나고 다시 보니까 "그래도, 어디서라도 열심히는 살았나 보다"는 생각에 괜히 뿌듯했다.

훈련은 힘들었지만,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 좋아하고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는 성격상, 다시 겪을 일 없을 것 같은 특이한 경험으로 만난 소중한 인연이 생겼다. 보고 있나 2학년 3반

# 너무 깊게 생각하면 시간을 잃고, 너무 얕게 생각하면 방향을 잃는다.

체력도 실력이라고 들었습니다?

원래도 유산소 운동 빼곤 꾸준히 운동을 안 했지만, 8월에 훈련소를 다녀온 뒤로 내 체력이 얼마나 저질인가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 헬스장을 끊진 않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진(8월~12월) 매일 스쿼트나 팔굽혀펴기 같은 코어 운동이라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아직 걱정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언제 "더 공부하고 싶은 열정이 남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마라톤 뛸 때마다 느끼지만 "신체는 강한 척 하지만 종종 나약해서 쉽게 포기해버리기 때문에", 정신과 육체가 함께 성장해야 밸런스가 맞을 것 같기에 운동은 지금 하는 대로 꾸준히 좀... 제발 놓치지 않고 진행해 볼 계획이다.

시간의 바깥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이라는 후회 해봐야 어차피 지나온 시간, 앞으로 빨리 뛰면 되겠지. 2019년 중간부터 하고 싶은 포부도 생기고 열정은 태산 같았지만, 생기는 조바심에 걱정에 이것저것 바로바로 실행하기보단 각만 재다가 끝나버린 일들이 많다. 혹은 시작조차 못 하고 생각도 깊이 못 해본 것들도 있다. 물론 2020년 계획에 다시 쓰겠지만, 때론 실행하고 생각해야겠다.

# 2020. 계획 없던 성공보단, 실패한 계획으로.

개발 세상에 기여하기(feat. open source)

멋진 개발자들의 한정수 님의 { 고퀄리티 ⚡️ 개발 컨텐츠 모음 }, 이동욱 님의 주니어 개발자 채용 정보, 우준혁 님의 어썸데브블로그. 국내 개발 블로그 모음, 한재엽 님의 Technical Interview Guidelines for beginners ... 같이 셀수도 없이 많은 멋진 레포지토리들을 보면서 "나도! 나도 만들어보고 기여해보고싶다 이 세상에!"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해왔고, 나같이 우둔한 주니어 개발자를 위해 "개발 관련 용어나... Wiki 나 Docs 주소나 정리해볼까"하는 마음에 바로 몇일 전에 개발 관련 단어들 정리를 만들었다. 이건 2020년에 널리 알리자는 포부는 아직 없지만 일단 내용이라도 튼실하게 채워보자.

내가 뭔가를 만들어서 기여하는 것도 좋고 좋은데, 자주 쓰는 것들... 아니면 몇 번이나 계획했던 "번역"이라도 이 개발자 세상에 뭐라도 기여해보자.

시작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몇 배로 꾸준히 채워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

한은정

"강제된 것"이 생각 이상으로 얼마나 효율이 좋은지 알고 있고, 그래서 생각이 맞는 친구와 2019년 중반부터 작은 스터디 그룹 (공부)하는중

하는중인데 영어로 잘못 읽으면 한은정;

을 하나 만들었다. 멤버가 확실하지 못해서 초기엔 Java Spring을 목표로 조금씩 하려다가 알고리즘 공부도 하려다가 방향을 제대로 정하지 못했는데, 어느덧 인원도 맘에 정한 인원까지 채워졌고, 방향만 다시 수정하고 으쌰으쌰 해서 내년엔 서로 멋있게 성장 할 수 있는 그룹이 되길 빌어본다.

언제까지 기획만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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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중-후반기부터 "무언가 내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하나 만들어 공개하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적어둔 것이 벌써 30개를 훌쩍 넘겼다... 미련하게 계획만 완벽하게 하려다가 정작 실행은 아무것도 못 하게 된 것이다. 위에서 "오픈소스"를 하나 이상 기여하기 위해 일단 레포를 만들고 하나씩 만들기 시작한 것 처럼, 일단은 작은 거 하나라도 (아주 작은 마이크로서비스라도) 일단 만들고 공개하고 디버깅하고 많은 경험을 쌓아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 아니 남들한텐 "일단 시작부터 하고 생각 좀 하라"며 잔소리하는데 정작 본인도 시작을 안 함... 기회가 된다면 아이디어 몇 개는 하는중에서 다 같이 팀 프로젝트로 경험 삼아 진행하고 싶은 계획도 생각 중이다.

이왕 취미라면 독서광이 돼라

서점에 가는걸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책만 펴보고 재밌는 구절이라도 있으면 꾸역꾸역 2~3권씩 책을 손에 들고 온다. 요새 드는 생각은 개발 관련 에세이나 코드 자체가 아닌 개발지식도 깊이 있게 정독하면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긴 한데 재밌게 읽히지 않아서 계속 읽었다 안 읽었다 한다... 근데 어차피 이왕 취미라면 좀 더 열정 다해서, 좀 더 열심히, 좀 더 꾸준하게 읽어보려고 노력해보자. 취미라며;

우울한 날일수록 코딩하는 사람

책, 자동차 미친 듯이 좋아하는 건 알고 있다. 가장 우울한 날엔 힘없이 소파나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곤 했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외로움에 시달리면 아무 생각 없이 가장 근처에 있는 호수공원 같은 데를 목적지로 드라이브를 하곤 했다. 그럼 강바람 같은 거에, 그냥 뚫려있는 찻길에 맘이 좀 편해지곤 했다.

종종 이런 생각을 했는데, "난 과연 개발을 좋아하는 것이 맞는가." 물론, 우울하거나 힘든 날엔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이 손에 안 잡힐 수 있다. 근데 굳이 가장 좋아하는 걸 꼽아보라고 하면 당연한 듯 "개발"이라는 단어를 골라잡을 텐데, 그렇다면 가장 힘들고 우울할 때 가장 행복하고 즐겁도록 이른바 "힐링"이 될 수 있는 것에 코딩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직 자바와 안드로이드, 임베디드를 제외하곤 "재밌어 미치겠다"는 주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뭐든 파도 파도 끝은 없으니, 너무 두근두근해서 밤새도록 하고 싶은 주제를 찾자, 만들자, 개발로 힐링하자. 우울한 날일수록 코드부터 생각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 Outro

돌아보는 것과 내다보는 것이 나를 비교적 올바르게 성장하게 만들 거라 믿는다. 따라서 회고는 꾸준히 써 볼 생각이다.

멋쟁이들의 회고록 길을 따라 멋진 척 이것저것 써보긴 했지만 역시나 병아리. 내가 써 놓은

글과 개발을 사랑하는.. 궁금한 건 많고 욕심은 넘치기에, 한없이 큰 그릇이 되려 하는 개발자..

처럼, 더 글과 개발을 더 사랑하는, 어쩌면 궁금한 게 많은 만큼 더 정확히 아는, 욕심이 넘치기에 더 잘하는 그런 진짜 큰 그릇이 (물론 2020년 한 해 만에 되라는 게 아니고) 어제보단 1% 나은 오늘이길 목표해본다. 2020의 주제는 아무래도 "꾸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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